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제로)

파잔 (Phajaan)

파잔(phajaan)은 코끼리의 영혼을 파괴하는 의식이다. 야생의 아기 코끼리를 묶어 저항이 사라질떄까지 굶기고 구타하는 의식이다. 절반의 코끼리는 죽고, 살아남은 코끼리는 관광객을 태우며 돈을 버는 수단이 된다. 이 과정에서 코끼리의 영혼은 파괴되어 버린다.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모습이 이와 같다고 한다. 때로는 몽둥이를 든 자이고, 때로는 코끼리가 되기도 한다.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에 대한 문제가 아닌 영혼이 파괴되어버린 우리의 모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러한 고민에 대한 답을 찾고자, 지난 138억년에 걸쳐 등장했던 현자들의 지혜를 살펴보고자 한다.

138억년을 관통하는 일원론과 이원론

이 책에서는 138억년이라는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긴 시간을 다룬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일원론 이라는 큰 줄기를 만들어낸다. 독자는 이 일원론이라는 큰 줄기를 짚어가며 거대한 지식을 살펴보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좀더 친숙하고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이원론이라는 이론과 비교해가며 설명해준다.

책에서도 여러번 설명하지만 우리가 일원론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이원론만 알고 있는 것은 세상을 반쪽만 아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많은 종교와 사상이 일원론에 그 뿌리를 두고 있고, 나 역시 그러한 내용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책을 읽어가며 나머지 반쪽 일원론 세계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가는지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공학도가 생각하기에도 꽤 그럴듯한 정합성으로 그 이론들이 만들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식의 경계

이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지식의 경계가 없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일원론이라는 하나의 이론으로 과학, 사회, 철학을 하나의 줄기로 엮어 가며 설명했다. 이러한 일원론이라는 거대한 이론도 이론이지만, 여러 분야의 지식들이 충분히 하나로 엮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러한 큰 그림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내 안에 있던 지식의 경계를 허물어가기에 일원론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좋은 연습 이었던 것 같다. 책에 말미에서 저자가 생각과 마음을 비우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어떻게 영혼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갈지 에 대한 작은 제언을 남겨두었다. 이 역시 지식의 경계를 허물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삶에 도움이 될까?

일원론이, 이 책이 어떻게 나의 삶에 도움이 될까?

  • 첫번째로는 지식의 경계를 허물어 더 큰 세계에서 더 큰 생각을 할 수 있는 작은 연습이었던 것 같다.

  • 두번째로는 자랑거리가 생겼다. 나는 당신과는 달리 반쪽 너머의 세상을 안다.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 할지는 모르지만 조금 뿌듯하다.

  • 세번째로는 일원론, 이원론 등과 같은 삶의 큰 줄기가 될 수 있는 이론에 대한 고민을 하고 이것이 나의 영혼을 채워줄…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단편적인 쾌락만을 추구하고 눈앞의 고민이랑만 싸워가며 삶을 살아가는데에는 조금은 싫증을 느끼고 있었다. 교육기관을 벗어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성장이 멈춘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좀더 재미있게 살아가고 싶어하는 이에게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향이 되지 않을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몸도 마음도 평온한 어느 날에, 책상 앞에 앉아 자신의 삶이 다하게 될 날을 헤아려보고 남은 삶 전체의 거시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거시적인 계획이 있다면 이 멈춰버린 삶을 다시 재미있고 흥미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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